파킨슨병 환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8년간 파킨슨병 환자는 2004년 3만798명에서 2012년 7만4627명으로 2.4배 늘었다.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KMDS·손영호 회장)의 도움말을 받아 파킨슨병의 주요 증세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파킨슨병, 조기 진단통해 적절히 관리하면 수명에 영향 없다
 

파킨슨병은 1871년 영국의 의사인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서 처음 알려진 질병으로 뇌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고 저장하는 신경세포가 줄어들어 점점 몸이 굳어지는 병이다. 주요 증세로는 손, 발이 저절로 떨리는 증세가 나타나고 몸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다리를 끌면서 걷기도 하고 변비가 심해지고 냄새를 잘 못맡는 증세도 나타난다.또 침을 흘리거나 나중에는 아예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굳어진다. 특히 파킨슨병은 질환을 겪는 당사자가 자신의 질병을 정확히 인식하기 때문에 심각한 우울증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학술이사 고성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의 중뇌 흑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도파민 신경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질환이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세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가장 문제”라면서 “수면장애, 변비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기 때문에 과거에는 불치병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리만 잘하면 수명에 영향받지 않는 만성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관리와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면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3~5년 이후부터 약효소진현상 발생, 임의 처방 금물
 

파킨슨병은 발병하면 완치는 어려운 질병이다. 그러나 조기 진단을 통해 증세를 확인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수명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약물치료로는 뇌 속에 도파민을 보충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는 레보도파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레보도파를 투약하게 되면 즉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기능이 현저히 호전된다. 그러나 레보도파의 약효과 3년까지는 잘 나타나지만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약효가 줄어드는 약효소진현상이 나타난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재무이사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백종삼 교수는 “17개 병원이 참가한 조사에 의하면 레보도파 투약 이후 5년 지나면 50%, 10년이 지나면 90%가 약효소진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5년 이후에는 투약을 중단해야 하는 걸까? 전문의들은 “약 투약을 중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약효소진현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환자의 나이, 인지기능, 정신 증세 여부 등을 고려해 도파민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약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환자가 임의대로 약을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늘이는 것은 위험하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신물질을 개발해 시선을 끌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박기덕 박사와 울산의대 황온유 교수 연구팀은 인체 방어 기작을 활성화시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물질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저널 오브 메디시널 케미스트리’ 최근호에 게재했다. 파킨슨병 생쥐의 뇌에 이 물질을 주입한 결과 부작용 없이 신경세포를 보호해 운동장애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