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이순용 기자]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노약자, 중년층은 중풍을 조심할 때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갑작스런 온도 변화로 인한 혈압 상승으로 혈관이 수축되면서 중풍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

문병하원장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문병하 원장은 “중풍에는 전조증상이 있는데 이를 간과하지 말고 즉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면서 “눈꺼풀 경련이 심하거나, 어지럽고 균형이 안 잡히는 증상, 언어 장애 등이 있다면 중풍의 전조증상이라고 할 수 있음으로 기능 검사를 한 뒤 개개인의 상태와 체질에 따라 몸 전체의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겨울철 중풍, 전조증상으로 미리미리 대비하자
주부 김 모씨(53)는 지난 겨울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벼운 옷차림으로 문 밖을 나섰다가 갑자기 휘청했다. 그러더니 얼마전부터 손 끝이 찌릿찌릿하고 뒷목이 당기는 느낌을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방치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평상시 고혈압 증상이 있던 김씨는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었고, 그 신호를 보냈으나 방치했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찬바람을 맞으니, 밤새 따뜻한 실내에서 확장됐던 혈관이 아침 찬 공기에 수축이 돼 풍이 발생한 것이다.

겨울철에 김씨와 같은 사례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 심장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전신에 혈액을 평상시 보다 더 강하게 밀어내면서 혈압이 급상승하게 되는데 이때 평상시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었던 사람은 혈관 부위가 터지거나 막히는 것이다.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되고 반대로 막히면 뇌경색이라 하며 이를 합쳐서 뇌졸중이라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중풍(中風)이라 부른다.

하지만 중풍에는 전조증상이 있으니 이를 간과하지 않고 즉시 치료한다면 아주 위급한 상황은 막을 수 있다.

가령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팔ㆍ다리가 저리거나 마비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중요한 전조증상이다. 날씨가 추워져 손발이 차가워지고 저린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혈액순환 장애로 중풍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평소와 다르게 말을 잘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전조증상이다. 이밖에도 두통이나 어지럼증,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나타난다면 뇌의 혈관이 딱딱해져 시신경을 압박할 경우에 생기는 것이니 진단이 필요하다.

중풍 전조증상은 한 가지로 나타나기 보다는 대개 2-3가지가 겹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문병하 원장이 안면마비 증상을 보여 내원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중풍 전조증상 자가진단법
① 몸의 한쪽 얼굴, 팔, 다리 근육 등이 저리거나 힘이 약하게 느껴진다.
② 눈이 가끔 잘 안 보이거나 희미하다.
③ 눈꺼풀 경련이 자주 일어나며 얼굴이 실룩거린다.
④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잘 안 들린다.
⑤ 어지럽고, 몸의 균형이 잘 안 잡힌다.
⑥ 혀가 뻣뻣해지고 말이 둔해진다.
⑦ 두통이 오래 가고 신경질이 잘 나며 기억력이 떨어진다.
⑧ 장기간 부정맥,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을 앓고 있다.

◇ 예방과 치료법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외 활동이 줄어들어 운동 부족으로 체중 조절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추운 날씨에 밖에서 운동하는 것은 오히려 혈압을 올라가게 하므로 실내에서 해야 한다. 아파트 계단 오르기, 맨손체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주 3회 30분 이상씩 하는 것이 좋다.

또 연말 송년회가 벌써부터 시작인데, 이때 과음, 과식, 기름진 음식 등의 섭취는 뇌졸중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울화, 분노의 감정이 폭발해서 기운이 머리 쪽으로 올라간다고 본다. 또 기름지고 단 음식, 과음 과식을 하면 혈액이 탁해져서 혈류 흐름을 방해해 혈관이 막히게 되니 이 또한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새벽 외출시에는 목과 머리 부분을 따뜻하게 해줘 목이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조심하는 것만으로 완벽한 예방은 어렵다. 전조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문진, 맥진, 체열진단검사, 경락기능검사 등을 통해 몸 전체의 기혈순환이 원활한 지를 살펴 이상이 있을 때에는 뇌 부분 경혈을 자극하는 ‘침’요법이나 ‘순환약찜’ 등을 통해 기혈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뇌추나요법’도 전조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손가락, 발가락, 무릎, 어깨관절 등에 자극을 주어 뇌 혈류 불균형 상태를 개선시켜 뇌 혈류의 흐름을 도와준다.

또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거풍탕과 몸에 뭉쳐있는 어혈이나 습담을 제거해주는 소풍도담탕을 쓴다. 항혈전, 뇌혈류 개선, 뇌세포 보호, 뇌부종 개선에 뛰어난 성향정기산가미방을 더하기도 한다.

만약 이미 중풍 증상이 나타나 치료 후 재활과정이라면 침, 뜸, 테이핑요법, 한약, 향기치료, 물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재활치료를 한다. 뜸은 경혈에 온열자극을 가해 몸의 순환과 신진대사를 돕도록 해 발병 초기에 나타나는 운동장애, 언어장애, 감각장애 등의 후유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순용 기자 sylee@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