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일선 구·군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신종플루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접종을 마친 비율이 전체 대상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개학철과 환절기를 맞아 신종플루가 재유행될 경우 고위험군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미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접종률 높이기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1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보건소 3층 회의실.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제외한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신종플루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었지만 한산했다. 하루 접종 대상자는 1천명 수준이었지만 백신 접종을 받으러 오는 노인들은 하루 평균 200~300명 수준에 불과했다. 해운대구의 백신 접종 대상자는 2만4천378명. 그러나 접종을 받은 노인들은 6천174명(지난 11일 기준)으로 접종률은 25.3%에 수준에 그쳤다.

부산지역 백신접종 노인 39% 영유아 48% 불과

개학·환절기 맞아 재유행시 위험 고스란히 노출

해운대구보건소 관계자는 "언론보도가 줄어들면서 신종플루 확산이 한풀 꺾였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많은 것 같다"며 "16일부터 보건소와 거리가 먼 재송동, 반여동 등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센터에서 예방접종을 할 방침이고, 접종기한도 이달 말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구·군도 비슷하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만성질환자를 제외한 65세 이상 노인 백신 접종 대상자는 모두 19만2천758명으로 지난달 25일부터 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됐지만 지난 11일 기준 7만4천823명이 접종을 마쳐 접종률은 38.9%에 그쳤다.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자 일부 보건소는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 접종을 실시하고, 접종기간을 연장하는 등 접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다른 고위험군인 영유아와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도 지난해 12월부터 의료기관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접종률은 기대에 밑돌고 있다. 6~36개월 미만의 영유아의 접종률은 48.1%, 만 3세~미취학 아동의 접종률도 54.7%에 그치고 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의 신종플루 환자 발생이 크게 줄지 않고 있으며 환절기와 새학기를 맞아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신종플루가 재유행할 수 있는 만큼 미접종자들에게 예방접종을 받도록 강조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신종플루는 한때 양성환자가 하루 평균 500여명(최고 1천600여명) 발생했을 정도로 맹위를 떨쳤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주 감염군이었던 학생들에 대한 단체 예방접종이 이뤄지면서 7~18세의 양성환자 발생률은 12월을 기점으로 크게 떨어져 부산지역 양성환자 발생 수가 하루 수십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감염내과 이수진 교수는 "노인과 영유아, 아동 등 고위험군의 신종플루 양성환자 수는 줄지 않고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환절기와 개학철을 맞아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신종플루 재유행이 우려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