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린 비로 때 이른 동장군의 기세에 겨울바람이 매섭다. 대관령을 비롯한 강원도 산간지역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봄 같은 초겨울 날씨로 긴장을 늦추던 사람들도 매서운 칼바람 앞에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뿐이다.

찬바람이 불면 건강한 사람도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기 쉽다. 특히 올해는 신종 플루의 유행으로 전 국민이 패닉 상태에 빠질 정도로 다가오는 겨울을 두려워하고 있다. 따라서 체력이 약하고 당뇨나 관절염 등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각별히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노인들은 겨울에 들어서면 일반인에 비해 신체 저항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우선 감기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운동량이 부족해지면서 건강관리에 비상등이 켜지는 것은 물론이고 설혹 빙판길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겨울철 감기를 예방하려면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습도를 조절하고, 비타민C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겨울은 특히 밤이 길어 야식을 먹는 습관이 생기기 쉬우므로 음식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겨울철에 가장 조심해야 될 것이 바로 허리와 무릎이다. 차가운 날씨에 경직된 몸으로 무리하게 하는 운동도 문제지만 추운 날씨를 핑계로 너무 움직이지 않는 것도 무릎과 허리에는 좋지 않다. 특히 허리에 통증이 있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워만 있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허리에 통증을 느끼게 되면 지레 짐작으로 디스크인가하고 더럭 겁을 먹기 쉬운데, 허리통증만큼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경우도 드물다. 척추질환은 MRI(자기공명영상법) 소견만 가지고 판정하면 40대의 40%, 50대의 50%, 70대의 100%가 허리 디스크라고 진단할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많은 사람들이 허리 통증을 느끼면 수술을 해야 하는가 하고 걱정부터 한다. 하지만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 90% 이상은 휴식이나 간단한 물리치료로도 2∼3개월 안에 저절로 좋아진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 후 운동으로 배와 등의 근육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면 요통의 고통에서 충분히 해방될 수 있다.

하지만 휴식 또는 물리치료 등으로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척추질환을 수술 없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치료술이 선보이고 있다. 수면마취 하에서 척추의 디스크 돌출 부위에 2mm의 얇은 관(카테타)을 넣어 염증 및 흉터를 없애는‘척추 신경 성형술’도 그 중 하나다.

이 방법은 초기 디스크나 디스크가 재발한 경우, 고령 등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도 간단히 시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시술을 통해 일단 통증을 없앤 후 꾸준한 운동과 바른 자세로 척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척추 관리법이다.

<글/사진>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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