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겨울철 낙상 예방 이렇게
'미끌'…엉덩이 관절 골절 방치하면 큰일나요
하체 근력·평행감각 약해져 빈번
손목 골절 여성이 남성보다 3~5배
멍든 부위, 얼음 주머니로 감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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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을 맞아 신체적 활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의 낙상 사고는 치료 이후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각 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이면 신체가 굼뜨고 허약한 노인들의 낙상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추위로 두꺼운 옷을 입게 되고, 몸은 움츠러들며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눈, 비가 온 뒤 얼어붙은 길을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다니다가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져 넘어지기 쉽다. 겨울철에는 이 같은 낙상 사고가 다른 계절보다 약 2∼3배가량 많다고 한다. 특히 노인들의 낙상은 골절로 이어져 장기간의 치료와 합병증 등 후유증이 많아 평소 적극적인 예방이 중요하다.



노인 골절 예방 수칙

１ 근력 강화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２ 외출할 때는 거동에 지장없을 만큼 따뜻하게 입는다.

３ 뒷굽이 낮고 미끄러지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한다.

４ 걸을 때는 지팡이 등을 사용해 천천히 걷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다.

５ 야외활동은 가능한 오전 10시 이후 시작한다.

６ 어두운 실내조명은 개선한다.

７ 방바닥보다 의자 생활을 권장한다.

８ 미끄러운 바닥, 손잡이 없는 욕실 및 계단은 개선한다.

９ 방이나 마루에는 발에 걸리는 장애물을 없앤다.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 운동 장애도 원인

겨울철 노인들의 낙상은 곳곳에 미끄러운 빙판길이 도사리고 있는 계절적 요인과 함께 젊은이에 비해 하체의 근력이나 평형유지 기능 등이 약하기 때문에 잘 발생한다.

무엇보다 다리 힘이 약해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운동신경 감각이나 신체의 반사 반응 속도가 떨어져 위험성이 높다.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병증, 시각 장애,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 운동 장애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 고령자들로 내과적 질환을 많이 앓고 있거나 과다한 약물 복용 등으로 일시적으로 균형 감각이 소실돼 생길 수도 있다.

또 눕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현기증 때문에 넘어지기도 한다. 일어나면서 피가 갑자기 하체로 몰리는 바람에 뇌로 가는 혈액이 순간적으로 모자라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엉덩이 골절 이후 1년 내 사망률 20%

겨울철 낙상은 주로 엉덩이와 손목 관절 및 허리 압박 골절로 나뉜다. 야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많이 발생하는 엉덩이 관절 골절은 대퇴부 윗부분이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골절이 되면 심한 통증 때문에 움직이기가 어렵다.

특히 엉덩이 관절 골절은 다른 골절에 비해 사망률이 높은 데다 치료 이후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심각하다.

한 통계에 의하면 엉덩이 골절 이후 1년 내 사망률이 20% 정도이며,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받은 뒤에도 약 50% 정도는 예전의 보행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한다.

엉덩이 골절은 대부분 넘어진 정도가 심하지 않고 단지 조금 삐끗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며칠간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겠지 하고 있다가 치료가 늦어지는 것도 이 때문. 대퇴골 골절은 뼈가 잘 붙지 않는 데다 대퇴골 골두에 무혈성 괴사라는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손목 골절은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짚다가 체중이 손목에 전달되면서 일어난다. 아무래도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들에게 잘 발생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3∼5배 많다.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뼈를 맞추고 보존적 치료를 하면 된다. 하지만 뼈가 많이 어긋났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허리 압박 골절은 허리를 과도하게 굽혀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뒤로 넘어질 때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척추에 과다한 힘이 가해져 발생한다.

허리와 등의 통증이 가슴이나 배 쪽으로도 전달되기도 한다. 누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엉덩이와 어깨 부위에 살이 무르는 욕창과 폐렴, 방광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한 통증 땐 환자 옮기지 말아야

낙상 환자가 있다면 우선 넘어진 장소에 그대로 둔 채 심하게 다친 곳은 없는지 알아봐야 한다. 멍든 부분은 비닐주머니에 얼음을 넣고 수건으로 감싸준다.

환자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고 통증이나 출혈이 없다면 침대나 의자로 옮긴다.

만약 심한 통증을 호소하면 환자를 옮기지 않는 것이 좋다. 출혈이나 호흡 곤란, 떨어져 다친 곳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빨리 의료진에 도움을 요청한다.

고관절 골절의 경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수술로 나사못을 삽입해 견고하게 고정한다. 골절 부위를 치료해 가능한 한 빨리 보행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노인들은 심혈관, 당뇨 등 대부분 내과적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를 함께 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팔목은 경증이라면 뼈를 맞춘 이후 석고 붕대로 고정을 한다. 깨진 뼛조각이 많거나 심하게 비뚤어졌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노인은 조직의 회복상태가 느리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물리치료가 중요하다.

척추 골절의 경우 방사선 등 검사 이후 다친 정도에 따라 수주간 안정을 취한 뒤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한다. 국소마취를 하고 골절된 척추 내부를 X선 투시기로 보면서 주삿바늘을 삽입해 골 강화제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활용된다.

곽명섭 기자 kms01@busanilbo.com

도움말=메리놀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