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이 왔지만 반갑지만은 않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마스크 없이는 외출하기 힘들 정도다. 이와 함께 봄철 불청객인 황사도 찾아왔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들어가 호흡기에 염증을 일으켜 천식, 비염, 만성기관지염 등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킨다. 황사는 눈과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며 호흡기질환에도 영향을 준다.

강남자생한방병원 하인혁 원장은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피해가 더 크다”며 “유해물질이 빨리 배출되도록 호흡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유해물질로 인한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재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관지나 폐에 좋은 약재들을 혼합 추출한 약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차로 달여 마시는 것도 간편하고 효과적이다.

 

한방차를 마시기 전에는 먼저 약재가 자신의 몸과 잘 맞는지 따져보고 여러 약재를 섞어 먹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 원장은 “약재를 마음대로 혼합해 복용하면 상호작용에 의한 영향이나 체질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한의사와 상의해 처방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방차 끓이는데 특별한 도구나 제조법은 없다. 일반 주방도구로 자신에 입맛에 맞게 양을 조절해 끓이면 된다. 약재의 맛이 시거나 쓰고 매울 경우 호흡기에 좋은 배나 홍시 등을 첨가하거나 꿀을 타면 된다.

Tip. 미세먼지·황사에 좋은 한방차 재료

◇‘도라지’ 폐 기운 북돋고 기침·가래 예방

도라지에 함유된 사포닌은 프로스타글란딘을 억제해 진통과 항염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는 폐나 기관지에 관련된 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맵고 쓰며 흩어지고 위로 오르는 성질이 있어 폐의 기운을 상승하게 해 폐는 물론 목구멍까지 편안하게 해준다. 폐의 기운을 도와주고 깨끗하게 해 나쁜 기운이 들어와 기침하거나 가래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집에 기관지가 약한 어린아이가 있거나 기침이 심한 어른이 있다면 반찬으로 도라지를 올리는 것도 좋다.

◇‘오미자’ 폐 허약함 보충하고 기침 멈추게 해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오미자는 신맛이 가장 강하다. 오미자는 성질이 따뜻하면서도 건조하지 않아 폐에 좋은 작용을 한다. 몸의 진액과 음기를 보충하는 약재로 오미자가 폐에 작용하면 폐의 허약함을 도와 기침과 헐떡거림을 멈추게 해 기침이나 천식치료제로 사용돼왔다.

◇‘맥문동’ 진액 보충하고 호흡곤란 줄여

맥문동은 달고 차갑고 성질이 촉촉하다. 시원하고 물기가 많아 열이 많고 진액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좋다. 폐에 작용하면 불필요하게 강해진 열을 내리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해 가슴이 답답하거나 목마름, 기침을 치료한다. 또 호흡이 잘 이뤄지도록 하며 기관지 손상을 막고 손상된 기관지 회복도 촉진시킨다.

◇‘숙지황’ 염증 막아주고 촉촉함 유지

숙지황 추출물은 쥐의 뇌에 있는 성상세포에서 염증 관련 매개물질의 생성을 억제해 염증을 막아주는 작용이 있다. 윤택하고 촉촉한 성질이 있어 진액이 부족한 모든 증상에 사용한다. 숙지황은 끈끈하고 기름기가 많아 소화할 때 위장에 장애를 주므로 비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당귀·천궁’ 호흡기 염증에 효과적

한방에서 당귀와 천궁은 대표적인 보혈약재다. 피를 잘 돌게 해 뭉치거나 막힌 곳을 뚫어 통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탁월한 항염증 효과가 있어 큰 외상을 입은 후 먹는 한약에는 당귀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