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변은 건강의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장내에 쌓인 노폐물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썩는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썩은 변에서 나오는 각종 독소가 장내 혈관을 타고 몸 곳곳으로 퍼져 나갈 뿐만 아니라 간에 부담을 주고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변비가 심해지면 치질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서구화 식생활 문화가 유입된 요즘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만성변비 유병률은 16.5%나 된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찾아 상담 및 치료를 받는 환자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변비 환자인데도 전문의의 상담을 받지도 않고 마음대로 기능성 식품이나 민간요법 등으로 자가치료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자극성 완화제가 포함된 변비약을 습관적으로 복용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증상과 원인
 
변비는 배변 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후중감) 또는 항문직장의 폐쇄감이 있거나,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3번 미만 등의 증상을 말한다.
특별한 이상이 없이 나타나는 기능성 변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능성 변비를 판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딱딱한 변 △불완전 배변감 △항문폐쇄감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아랫배를 누르는 등의 배변을 돕기 위한 부가처치가 필요한 경우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등 6가지 기준 중에서 최소한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변비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왜 변비가 생길까?
변비의 원인은 병태생리에 따라 구분한다.

먼저 대변을 충분히 만들지 못할 만큼 음식 섭취가 적은 환자군으로 체중관리를 하는 젊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변비이다. 음식의 섭취가 적으면 대변의 수분함량도 떨어지고 대장 통과시간도 지연돼 변비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 변비 우세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군에도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이들 환자에게는 복통과 함께 변비 증상이 나타나며 배변 후에는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적인 병력이 있다.
 
서행성 변비에 속하는 환자군도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대장운동이 감소해 대장 통과시간이 길어지면서 변비가 생긴다.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대장에 있는 신경세포 수가 줄어들었거나, 장관의 운동을 담당하는 Cajal 간질세포의 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출구폐쇄형 환자군에서도 변비는 단골 불청객이다.
 
◆진단검사
 
변비의 진단검사에는 갑상선 기능검사, 대변 잠혈 검사, 내시경 검사, 대장 통과시간 측정법, 직장항문내압 검사, 풍선배출 검사, 배변 조영술 등이 있다.

전문의가 자세한 병력을 파악한 후 신체 검진 등을 통해 기질적인 질환 여부를 확인한 후 변비의 병태생리에 따라 알맞은 검사 방법을 선택한다.

특히 대장암 등 대장의 기질적 질환이 의심될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변비의 경고 증상은 혈변, 빈혈, 대변잠혈검사 양성, 체중감소, 장폐쇄 증상, 변 굵기의 변화, 최근 발생한 변비 등이 있다.
 
◆치료
 
변비는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주 먹지만 식이섬유를 적게 섭취하면 발생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육류를 포함한 고지방의 음식들은 대장에서 음식물의 수분을 빼앗아 변을 지나치게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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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채소 등의 식이섬유는 대변의 수분을 유지해 주므로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식이섬유는 채소와 과일류, 현미밥과 잡곡식빵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하지만 일부 심한 변비 환자는 오히려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생길 수도 있어 한꺼번에 과다한 섬유소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변비가 있거나 변비가 우려된다면 육류나 지방이 함유된 음식 대신 현미밥과 다양한 채소, 과일 등의 식단으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충분한 물을 마시면 배변을 용이하게 해줄 뿐 아니라 변비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 아침에 냉수를 마시면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서 배변이 쉬워진다.
또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셔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운동도 특히 노인 변비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본인에게 맞는 강도의 손쉬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술적 치료로서 부분 혹은 전대장절제술이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만 선택적으로 이뤄지는 방법이다.
약물적 치료도 있다. 변비 치료에 부피형성 하제, 삼투성 하제, 자극성 하제 등이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한 부피형성 하제부터 사용하며, 증상 조절이 필요할 경우 삼투성 하제, 자극성 하제 순으로 약물을 변경하거나 추가한다.

최근에 개발된 Prucalopride는 위장관 운동 및 감각, 분비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4형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자극하고 연동운동을 일으키며 장관 내 분비를 촉진해 변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